노동조합/기업열전

KBR은 위장폐업 철회하고, 노동자 생존권 보장하라!!

터사랑1 2014. 6. 8. 22:33
창원 웅남동 창곡삼거리에 KBR이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이 기업은 별로 커 보이지 않지만 베어링용 강구 생산 세계4등 기업입니다.

예전 이름은 한국강구이며 한화그룹의 위장계열사 논란을 가지고 있다가 한때는 한화계열사였지만, 2006년 개인기업에게 팔려서 KBR이라는 사명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런 KBR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노동조합은 회사측의 무성의한 임금교섭에 맞서 파업을 진행하고 있고, 회사는 폐업을 예고 했습니다. 회사의 폐업예고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입니다. (이 자료는 보도자료로 배포된 내용입니다.)

 

 

1. KBR주식회사(대표이사 이종철, 이하 회사)은 파업을 진행중인 조합원들이 집으로 복귀 한 뒤 도둑고양이처럼 ‘회사 폐업 및 해고 예고’ 공고를 붙였습니다.

 

2. 노동조합(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KBR지회)은 회사측의 이러한 ‘폐업 및 해고 예고’는 노동조합을 극도로 혐오하고 있으며 스스로 돈 외에는 아무것도 관심이 없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며, 이를 철회하고 노동조합과의 성실한 교섭을 통해 현 상황을 마무리 지을 것을 요구합니다.

3. 회사는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역에서 최초로 노사관계에 용역경비를 투입하려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입니다. 이 용역투입 이후 회사는 삼경오토텍에 나가있던 KBR 소유의 기계를 다시 들여오기로 했지만 그 약속은 아직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4. 회사는 5월 29일(목) 경남신문 3면 광고를 통해 마치 노동조합에 모든 문제가 있는 것처럼 주장을 했습니다.

노동조합은 2013년 임금인상과 관련한 요구를 하면서 교섭과정에 요구액과 성과금 지급기준을 수정해서 제시를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기본급 동결’만 주장해 왔고, ‘노동조합의 투쟁 때문에 임금이 오르면 버릇이 들기 때문에 절대 기본급을 인상해 줄 수 없다’는 등 노동조합에 대한 극도의 혐오를 보여 왔습니다.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에서 ‘동결은 너무하지 않느냐’고 하니까, 마지못해 기본급은 동결하고 100만원을 일시금으로 주겠다는 것이 회사측의 입장입니다.

노동조합은 2013년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원청업체와의 관계등을 고려해서 파업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사내하도급은 노사간의 합의’한다는 약속을 하고도 일방적으로 사내하도급을 넣겠다고 시도했고,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고 있어야만 이 하도급이 불법이라는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의 의견을 확인한 후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노동조합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파업이었습니다.

 

5. KBR에 다니는 노동자들의 평균근속이 17년을 넘어서고 있고, 세계 4위 수준의 베어링용 강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완성차에서 납품을 받을 때 일하는 노동자들의 이름을 적시해서 받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노동자들입니다.

이러한 노동자들의 기술력을 통해 성장해 온 회사는 ‘돈을 더 벌기 위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기술력이 없어서 승인을 받지 않은 강구를 마치 KBR에서 생산한 것처럼 포장을 해서 세플러코리아 등 납품업체에 납품을 해 온 기업입니다.

 

6. 미승인 볼을 납품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해 ‘미승인 볼을 생산하지 않는다’고 주장을 하다가, 노동조합에서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자 ‘삼경오토텍에서 기술료를 받고 하는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주장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세플러코리아에 대해서는 ‘원래 승인을 받은 전주공장의 수출용 외에는 삼경오토텍에서 생산된 제품을 납품하지 않았다’고 하는 공문을 보내는 이해할 수 없는 경영을 계속 해 오고 있습니다.

 

7. KBR은 2006년 이후 한번도 적자가 난 적이 없는 회사입니다. 하지만 회사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2009년, 2012년 임금을 동결하고, 다시 2013년 임금도 동결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적자가 나지 않는 것은 경영을 잘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자동차의 안전을 보장하는 기업이고, 노동자들의 숙련된 기술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8. 세월호 사건은 ‘오로지 이윤을 위해서 안전을 포기한’ 결과입니다. KBR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자동차의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입니다. ‘더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돈을 남기기 위해서’ 회사는 승인받지 않은 강구를 납품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켜 왔습니다. 노사관계 역시도 ‘노동조합의 투쟁으로 임금을 올려주면 버릇이 들기 때문에 임금인상을 해 줄 수 없다’고 하면서 임금동결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9. KBR의 폐업은 ‘노동조합의 파업’때문이 아니며, 회사가 노동조합에 대한 극단적 혐오로 이후 기업 상속 시 노조없는 기업, 노조가 힘을 못쓰는 노사관계를 만들어 오로지 회사 원하는 대로 돈만 벌겠다는 시대착오적이며 봉건적이고 독단적인 경영으로 인한 것입니다. KBR은 폐업하고서도 실질적 지배회사인 삼경오토텍에서 베어링 볼을 계속 생산하여 사실상 사업을 계속해 나가려는 것입니다. 이는 위장폐업에 해당합니다.

 

10. KBR은 위장폐업 철회하고 노동조합과 성의있는 대화와 교섭에 나서길 바라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미승인 베어링 볼 생산할 것이 아니라 정상제품 생산하고 회사를 정상운영할 것을 촉구합니다. 회사는 임금동결,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도 묵묵히 일해온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노동조합은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회사측이 6월 5일 오후늦게 붙인 폐업예고 공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