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기업열전

교섭을 하자니까 양파를 깐다고?

터사랑1 2015. 2. 5. 11:51

274일차 투쟁, 해결된 것은 없다.

KBR 노동자들의 투쟁이 9개월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동안 100여차례의 교섭이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해결책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KBR 조합원들은  창원지방검찰청 앞에서 경영진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고, KBR로부터 짝퉁볼을 묵인 방조하고, 기계를 임대하면서 투쟁 장기화의 한 축이 되고 있는 셰플러코리아 창원공장 앞 농성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해 여름에는 서울 광화문 근처에 있는 셰플러코리아 한국 사우소 앞에서 규탄 결의대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법원의 판결, 우리는 항소한다?

그동안 창원지방법원에서 기계반출 가처분과 관련해서 2차례 회사측의 요청을 기각하고 노동조합의 손을 들어줬습니다통상임금과 관련해서도 회사의 입장이 아니라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하지만 회사는 법원의 이런 판결을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비웃기라도 하듯 회사는 항소 또는 항고를 했으니, 결정된 것이 아니다. 법원의 판단은 시간이 길게 갈 수 밖에 없고, 결국 돈 없는 너희들이 굴복할 수 밖에 더 있겠냐?’며 시간끌기만 하고 있습니다.

 

교섭을 양파까기로 보고 있나?

KBR 조합원들에게 회사 경영진과 관련해서 물어보면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왜 이럴까요?

2006년 새로운 경영진으로 들어와서 10여년이 흐르는 동안 조합원들의 기억에 남는 것은 임금인상 교섭을 한창 하고 있으면 회사는 일부 공정에 대해 외주하도급 전환을 하겠다고 하면서, 그것을 이행하지 않는 조건등으로 임금동결을 해 왔다. 2011년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외주, 하도급 문제를 제기하며 2012년 임금을 동결하게 했다. 그리고 대표이사를 비롯한 두 아들로 구성되어 있는 최고 경영진들은 그해 16억원의 배당을 받아갔다는 것입니다. 

교섭을 하고 있으면 새로운 안을 제시해서, 교섭을 계속 꼬이게 만들거나 노동조합의 양보를 받아 왔다는 것입니다.

 

현재 교섭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동부 등 관계기관등의 중재로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안을 양측이 제시하기로 했고, 막상 안을 제시했지만 회사는 계속해서 새로운 안을 내면서 서로간의 요구가 좁혀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벌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회사측의 태도는 교섭이 아니라 양파까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9개월이 넘는 장기투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회사의 태도는 변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해 11월 19일 창원지방검찰청에 KBR 이종철 대표이사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양대노총이 함께 진행했습니다.>

 

KBR 상황이 어렵게 가는 것은 결국 교섭을 하자는데, 양파를 까겠다는 회사의 태도로부터 출발하는 것입니다.  설이 다가오는데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