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kbr의 폐업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

터사랑1 2015. 5. 7. 11:43

kbr(대표이사 이종철)이 5월 6일 폐업신고를 했습니다. 이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을 담은 기자회견문 입니다.

 

노동조합의 파업투쟁 1년이 되는 날 kbr 이종철자본은 폐업을 신고했다. kbr은 대주주인 두 아들 중 한명은 가야포징에 또 한명은 서림산기에 출근시키고 있다. kbr 소속이었던 사무관리직 노동자들은 삼경오토텍 소속으로 옮겨서 일을 하고 있다. 철저히 준비를 해 온 것이다.

 

노동조합은 지난달 22일 조건없이 현장에 복귀하겠다는 제안을 한 바 있다. 복귀 후 교섭을 이어가자는 파업 철회 선언을 했으나 kbr자본은 자신들이 주장하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 폐업준비만 해 왔다. kbr 자본은 회사의 주인은 나(경영진)이고, 노동자들은 내가 시키는 것을 무엇이든 해야한다.’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한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입으로는 노동3권을 인정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노동자들을 노예나 하인처럼 생각하는 구시대적 발상이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고 위장폐업 신고에까지 이른 것이다.

 

kbr428일 교섭에서 생산 공정의 일부 외주화를 인정한다면 폐업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kbr 경영진이 주장하는 노동조합의 장기파업에 따른 경영난이 아니라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위장폐업에 불과한 것이다. 노동조합은 자본의 위장폐업에 맞서 끝까지 투쟁 할 것이다.

 

노동조합은 그동안 짝퉁볼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 왔고, kbr 자본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kbr2012년 하반기부터 삼경오토텍에서 생산한 테이퍼롤러를 kbr에서 생산한 것처럼 해서 납품업체를 통해 완성차에 납품해왔다. 삼경오토텍에 ‘kbr 테이퍼롤러 공장이라는 간판을 달고 완성차 품질관리자를 안내하기도 했다. 베어링용 강구도 완성차에 신고되어 있는 kbr 품질관리자의 도장을 삼경오토텍에 갖다 놓고 임의로 찍어서 납품을 했다.

kbr은 초과이윤을 남기기 위해 완성차를 속이고 품질승인이 되지 않은 제품을 납품한 것이다. kbr자본은 품질우선을 강조해 온 완성차를 속인 것으로, 지금이라도 짝퉁볼 납품의 실체를 인정하고, 완성차 리콜에 따른 비용을 책임져야 할 것이다.

 

자본이 버티는데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사실상 팔짱만 끼고 있었던 창원지방고용노동지청도 이번 위장폐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노동조합의 고용과 관련된 4.24총파업에 대해서는 각 사업장마다 돌아다니며 노동조합에 대한 압박을 해 왔던 노동부가 이번 위장폐업에 대해서는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kbr의 위장폐업은 창원시의 기업하기 좋은 도시의 실체가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다. 창원시장은 새롭게 만들어지는 공장을 돌아다니며 일자리 창출을 축하하고 있지만, 그 공장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창원시의 이러한 엉터리 일자리 늘리기 정책은 자본에게 잘못된 신호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리겠다는 창원시의 기업하기 좋은 도시정책은 국내 최고의 강구업체를 폐업시키는 데 구실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kbr자본의 횡령, 배임과 관련한 검찰 진정을 한 지 6개월이 넘었다. 검찰은 경제사범을 노사관계를 담당하는 공안부에 배정하고, 아직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의 작은 잘못에도 서슬퍼렇게 다가오던 검찰의 칼날은 자본 앞에서는 무뎌지는 것인가?

 

노동조합은 자본의 위장폐업과 이를 방조하는 행정기관에 맞선 투쟁을 끝까지 이어 갈 것이다.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로 가득찬 자본에 맞선 투쟁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제2, 3kbr은 이어질 것이며, 이는 지역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끝까지 투쟁하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201557

kbr자본의 위장폐업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하는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