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1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는데 관광객 늘어나면 경제가 살아나나?

터사랑1 2016. 5. 25. 10:46

조선산업이 위기라고 온 나라가 난리입니다. 


국내 조선산업의 대부분은 울산-부산-경남-전남으로 이어지는 남동해안 벨트에 모여있고, 그 중 경남에 많은 조선소 및 조선기자재 업체가 몰려 있습니다. 그래서 온통 조선산업에 대한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 아주 생뚱맞은 기사가 떴습니다.



2016년 5월 19일(목) 중앙일보 3면에 '조선업 몰락 먼저 겪었지만 관광업으로 부활한 통영'이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통영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지역조선산업의 위기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규제로 굴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관광업을 중심으로 '지역경제 구조조정'을 통해 부활했다는 것입니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기사에 따르먄 관광객이 늘어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조선산업이 무너짐으로 인해 발생한 지역경제를 살렸다는 것인데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 기자와의 통화를 시도하기 위해 중앙일보 측에 제 연락처를 남겼지만, 아직 연락이 오지 않네요.)



<기자가 봤다는 이 집회는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들, 그것도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잘라내는 과정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입니다. 결국 이 기자는 거제도 관관산업으로의 체질개선을 제안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거제가 관광객이 없어서 경제가 어려울까요?>




<같은 날 한 경제지는 거제, 통영, 고성지역 실업급여 신청과 체당금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는 기사입니다.

 '통영은 제외다'는 내용은 눈을 씯고봐도 없습니다.>




통영 고용촉진지구 결정은?

2010년부터 통영지역 조선소들의 어려움이 시작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통영시나 경상남도, 그리고 고용노동부의 대책은 안이한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오히려 당시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신아sb지회가 중심이 되어서 통영지역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시민대책위를 구성해서 대책을 논의해 왔습니다. 

노동조합과 대책위에서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고용촉진지구'에 대한 요구를 해 왔습니다. 하지만 노동부나 통영시등은 '통계상으로 어렵다'는 말만 하면서 뒤로 미루기만 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빅3까지 포함된 위기와 관련해서는 정부도 '통영처럼 하면 안된다'를 외치면서, 2012년말부터 대책을 세운다고 해 왔던 것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조정중이지만 고용위기지역, 고용위기업종이라는 표현이 2012년말부터 나온 이유가 통영을 반면교사 삼은 내용인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만족할만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5월 23일 한겨레신문 기사입니다. 중앙일보 기사와는 정반대 내용입니다.>




관광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나?

신아sb와 관련한 대책회의등을 하면서 끊임없이 문제제지가 된 것은 통영시, 특히 통영시장의 시각이었습니다. 통영시장은 신아sb를 비롯한 미륵도 일대를 관광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고, 이에 대해 대책위 등에서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역경제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는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660만명의 관광객이 왔다고 경제가 살아났다고 하고, 그것도 2013년 고용촉진지구 결정을 모범이라고 하고 있으니 이해가 되겠습니까?

통영시 지역경제과에 직접 전화를 해 봤습니다. 중앙일보 기사가 맞냐고?

지역경제과에서는 "우리도 제조업-조선-이 잘 되어야 지역이 살아날 수 있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기사를 그렇게 쓴 것이다"라고 말을 합니다. 


그래서 "그럼 관광객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늘어나냐?"라고 물어보니

"꿀빵가게도 늘고 ..." 하면서 말꼬리를 흐립니다. 


관광객이 늘어난 것을 싫어할 이유도 없고, 일자리도 조금은 늘어날 것입니다. 

하지만 중소조선소에서 일하던 1만여명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관광이 아닌 조선소에 일하는 노동자들의 생계를 유지하면서, 호황기를 기다릴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제조업이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