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회사문 닫게 만든 경영진에는 침묵하는 조선일보?

터사랑1 2016. 8. 5. 00:24

조선산업의 위기는 요즘 누구나 외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바라보는 시각차이는 엄청나 보이네요.

 

노조가 회사 문을 닫게 하기 위해 파업한다구요?

81()자 조선일보에는 회사문 닫게 해 달라는 조선사 노조들이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칼럼이 실렸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조선산업 노동조합의 파업결의등에 대해 비판하면서 조선업 경기가 나빠진다는 경고음은 정부나 경영진만 들으면 되고, 노조는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고, 노조원들이 무슨 책임이 있느냐고 주장한다면 잘못이다. 하다못해 동네 음식점 종업원들도 장사가 잘 안되면 주인 못지않게 걱정한다. 판촉물이라도 좀 돌려야 하는 것 아닌지, 아예 딴 일자리 알아봐야 하는지 고민한다. 그런데 큰 조선소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회사 형편이 이 지경인데도 "왜 내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느냐"고 하면 이상한 일이다. 파업으로 맞서겠다고 하면 더 이상한 일'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면 타당해 보입니다. 그런데, 조선사 소속 노동조합이 정말 회사의 문을 닫으라고 파업을 한다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습니다. 또한 노동조합의 의견 또한 배제되어 있습니다. 단지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 그럴 수 있습니다.

 

조선산업의 위기에 노동자들은 무엇을 할 수 있었나?

노동자들의 노동3(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은 헌법을 통해 보장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 노동조합은 별로 없습니다.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면 왜 파업하는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파업으로 인한 손실, 파업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등을 언급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헌법에 명백히 보장된 노동3과 달리 경영권이라는 표현은 법률용어에는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경영권이라는 말 만 하면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모든 것이 통하고 있습니다.

 

조선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노동조합은 해양플랜트’’ ‘물량팀 노동자들에 대한 수없이 많은 문제제기를 했지만, 회사의 답은 경영권이니 침범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조선산업의 호황기라고 할 수 있었던 시기에조차 기본급 동결을 강요당했고, 많은 조선소는 이것이 관철되었습니다.



<2014년 해양플랜트를 설명하는 기사입니다.

노동조합에서 끊임없이 문제제기 해 왔던 각종 기자재의 국산화율이 낮다는 등의 내용은 없습니다. >




<대우조선의 현재 상황을 만들게 한 남상태, 고재호 전 사장과 관련한 기사입니다. 당시에 언론은 사장들을 추켜세우기에 바빴습니다.>


그리고 지금 조선산업의 위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경영을 책임져왔던 사람들, 그 옆에 있던 관료들, 그들이 제대로 경영을 하는지를 감독해야하는 단위(공무원, 기자 등)에 있던 사람들은 함께 취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조선산업의 위기가 오니까 나는 상관없는 일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경영참가가 그렇게 문제가 된다면, 경영진이 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감시 감독을 해야 할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 제 역할을 했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감사원등에서 분식회계 관련 보도가 나올 때 까지 경영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언론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조선소 노동조합은 함께 살겠다고 싸우고 있습니다.

조선소 노동조합이 쟁의권을 확보하고, 파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 파업이 회사를 망하게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조선산업을 이 상황까지 몰고 온 자들에 대한 명확한 책임규명과 전체(비정규직 포함)노동자들에 대한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여러 곳에서 확인되어 왔습니다.

대우조선노동조합만 하더라도 조선산업 노동자들의 고용과 관련한 뜨거운 감자물량팀노동자들에 대한 4대보험 가입을 위한 노력을 해 왔습니다.

경영진도 정부도 제 역할을 포기하고 있을 때, 오히려 노동조합은 자신의 역할을 다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는 이렇게 하면 경영권 침해라고 할 것입니다.

 

(지역})경제를 걱정한다구요? 지나가는 개가 웃겠네. ㅎㅎ

조선일보 기자의 칼럼을 줄여보면 회사가 어려운데 노조가 파업한다는게 이해가 되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가 빠졌습니다. ‘왜 회사가 망했냐?’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이 일을 안한 것이 아닙니다. 일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아시겠지만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조선소들은 새롭게 수주를 하고 있고, 2017, 2018년까지 일거리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위기를 거론하면서 구조조정을 들먹이고, 위기를 가여 온 책임자들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는 상황에 분노하는 것입니다.

 

경제를 말하는 기자의 표현에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 보였습니다.

거제, 울산, 창원이 그래도 안정적인 지역경제를 유지해 온 것은, 안정적인 임금을 받아오는 노동자들이 다른 지역보다 많았기때문이라고 봅니다. 모르지요, 조선일보에 있는 기자들이 보기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생산직)노동자들이 (학자금과 각종 복리후생수당을 포함해서) 수천만원 이상의 임금을 받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지역에서 먹고, 마시고, 아이들 공부시키고 그렇게 생활하면서 지역과 함께 해 온 것입니다.

 

조선일보가 대한민국, 서울, 종로구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선소 노동자들은 창원과 울산, 그리고 거제지역경제를 충실해 유지시켜온 주역들입니다.

차라리, 지금 이 상황을 만든 관료와 경영진이라고 불리는 인간들의 책임을 묻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요? 물론 혹시나 얻어먹은 밥이나 술이 걸려서 부담스러울수는 있겠지요.

 

조선일보 기자님들, 제대로 좀 봐주세요.

물론 광고비가 부담스러워스 대기업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기사화하지 못하는 부분은 이해(?)는 하지만, 제발 헛다리를 그만 짚었으면 합니다. '기레기'라고 부르는 입조차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