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모습/내가 사는 곳은

학교는 안되는데, 아파트는 된다고?

터사랑1 2016. 6. 13. 23:05

10년 이상의 학교용지

창원시 진해구 석동 벚꽃그린빌 2단지에 보면 오래전부터 학교용지로 잡혀 있는 땅이 있습니다. 2001년경부터 고등학교를 짓는다고 공고가 되어 있고, 인근의 벚꽃그린빌2,3,4,단지를 분양 및 임대를 할 때 광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벌써 15년동안 학교용지로 있었던 것입니다.

 

집 옆의 고등학교, 좋지요.

제가 처음 진해로 이사를 간 시점이 2003년입니다. 큰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고 있던 때이고,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당시 창원 중앙동에서 마산 자산동까지 버스만 1시간 이상을 타고 다니던 기억이 있어서 적어도 제 아이는 가까운 곳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이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넘는 동안 학교는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첫째는 이미 고등학교를 갔고, 둘째는 중학교 3학년이라 지금 고등학교를 지어도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 셋째가 초등학교 고학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계속 생기는데

그동안 LH공사 주도로 진해 자은3지구라는 곳이 개발되기 시작했고, 4천여세대가 입주한다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지어지기 시작했고, 초등학교는 이번 학기에 개교를 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부지는 요지부동으로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검은 네모가 고등학교 부지였습니다. 파란색 네모는 현재 변전소입니다.

오른편 위에 있는 초등학교 예정지는 올해 3월 개교했고, 그 옆에는 중학교를 짓고 있습니다.>


학교가 아니고 아파트라고?

그런데 최근 고등학교 부지에 곧 공사를 시작한다는 현수막이 부착되었습니다. ‘드디어 고등학교가 들어서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언제 개교가 가능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현수막에 붙어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생뚱맞은 내용을 들었습니다. 고등학교가 아니고 박근혜대통령의 공약인 행복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입니다.

전화를 받는 사람에게 괜히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결국 LH공사의 답은 땅은 학교용지로 되어 있지만, 도 교육청이 이 땅을 구입한 적이 없다. 학교를 지을 계획도 없다고 해서, 대통령 공약사항인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도교육청과 협의도 마쳤다는 것이었습니다.

 

분양할 때 학교얘긴 왜 했을까?

LH공사(당시 주택공사)는 석동 벚꽃그린빌주공2,3,4단지를 분양 및 임대하면서 인근에 초//고등학교가 들어선다는 것을 분양안내 책자에도 명시를 했고, 분양을 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하게 설명했습니다. 아마 다른 아파트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저만 해도 창원에서 진해로 이사를 하겠다고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중의 하나가 인근에 초//고가 들어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질문을 했습니다.

LH담당자는 에이 학교 때문에 집을 옮기는 경우가 어디있습니까?’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럼 광고는 왜 했냐?’고 하니, 그 담당자는 그거야 뭐.....’ 하면서 말꼬리를 흐렸습니다. 이게 도대체 뭐하자는 것인지

 

학교는 안되고 아파트는 된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서 도 교육청을 방문했습니다. 고등학교와 관련한 부서를 물어서 4층에 있는 부서의 담당자들과 얘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LH공사 직원이 얘기했던 내용을 반복하고 대답하더군요. 15년 말에 서로간 협의를 했다는 것도 설명을 했습니다.

 

저는 ‘1년에 700여명(요즘 고등학교 1개 학년에 300명 전후라고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2개 정도의 인원입니다.)이 고등학교를 가기위해 진해에서 창원과 마산으로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서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돌아온 답은 /중학교도 아니고 고등학교를 꼭 집에 가까운 곳에 가야하는 이유는 없습니다.’였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진해 인구가 이렇게 늘어나는데, 고등학교를 시설해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하니, ‘박근혜정부 들어서 일정금액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는 중앙투자심사위원회(명칭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의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고등학교 신설은 어렵다라는 이해가 안되는 대답을 하더만요.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진해 석동에 있는 그 땅은 25M 도로 넘어 변전소가 있어서 애초에 학교시설 위치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LH공사와 도 교육청 공무원의 답을 모아보면

1) 학교도 설립할 수 없는 공간에 학교를 지을 것이다고 지역 주민들을 호도해 왔고

2) 지을 생각도, 지을 계획도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3) 그리고 변전소 인근이라서 학교는 안되지만 대통령 공약사항인 아파트는 지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행복아파트가 젊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아파트라고 하는데, 변전소가 고등학생에게는 위험하고, 신생아나 어린이에게는 문제가 없는 곳인지 묻고 싶네요.

 

그리고 결국 LH공사는 인근에 이미 중소형 아파트와 임대아파트가 많이 있는 지역에 대통령 공약을 이유로 또 다른 아파트를 짓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30년이 지나도 동일한 교육정책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30여년이 되어 갑니다. 30여년전에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며 버스에서 한시간 이상을 시달려야 했던 상황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참 한심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것도.